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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장서희 "길고 긴 무명…기회는 오니 잡을 준비 해야"

입력 : 2017-12-17 14:47:55 수정 : 2017-12-17 1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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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장서희(45)는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배우다. 그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배우이기도 하다.

데뷔 36년, 그동안 참 많은 캐릭터, 작품을 만났다. 하지만 소진되는 느낌이 없다. 늘 성장하고 새롭다. 장서희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작가와 감독에겐 영감을, 대중에겐 끊임없이 기대감을 불어넣는 배우계의 보물이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 장서희는 13억 중국을 매료시킨 ‘대륙의 여신’으로 불린다.

▲한한령도 안 무섭다…中의 인기

2006년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중국 시장 진출은 옳았다. 앞서 드라마 ‘아내의 유혹’ ‘인어아가씨’ 등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장서희는 한국·중국·대만 합작 드라마 ‘경자서경기’에서 1인 2역을 맡으며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그 당시 CF 한 편 개런티로 10억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줄을 이었다고 하니 격이 다른 그녀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2012년에는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한중수교 20주년 중국 드라마 ‘서울임사부’가 중국 내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500억 대작 중국 드라마 ‘수당영웅’에 여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장서희는 현재까지 중국 톱스타로서 꾸준히 작품활동 중이다. 한한령도 무섭지 않다.

​ 여기서 보통의 스타들과 다른 점이 있다. 유창한 중국어를 자랑하는 장서희는 장루이시(장서희의 중국식 이름) 엔터테인먼트를 열고 한국 스타들의 중국 진출과 문화적인 교류를 위해 대표로서 활동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재욱, 장나라 씨와 함께 한류 1세대로 불렸다. 드라마 한류라는 게 없을 때라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길이 닦아져 있지 않았다. 비포장도로를 달렸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지금 많은 가수, 배우들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든다.”

▲길고 긴 무명…힘의 원천은 가족

처음부터 스타였던 것은 아니다. 장서희는 1981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진으로 선발됐으며 이후 모델,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뽀빠이 이상용과 ‘모이자 노래하자’ 진행자, 과자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승승장구 할 것만 같던 어린시절.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작품에선 늘 주인공 친구 역할만 주어졌다. 기나긴 무명의 터널 그녀 앞을 찾아왔다.

“가족들이 항상 저의 어깨를 다독여주셨다. 사실 연기를 그만두려 했던 적도 있었다. 오디션에서 낙방하며 힘든 시기들이 있었는데 가족이 있었기에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범죄자 빼고는 거의 모든 역할을 다 해본 것 같다(웃음). 그러다 제 나이 서른 한 살에 ‘인어아가씨’를 만나게 된거다. 기적 같은 일이다. 돌아보면 20대는 저를 담금질 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을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거다. 후배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기회는 서른 한 살, 마흔 한 살에도 올 수 있으니 우리 열심히 하자고.”

▲일일드라마로 대상 2번 수상…유례 없는 일

장서희는 최근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아역 배우 출신으로 한때 톱스타의 영광을 누렸지만 지금은 한물간 민들레 역으로 시청자들의 웃음, 눈물을 쏙 뺐다. 국민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호흡을 맞춘 김순옥 작가와 재회해 영광을 재현했다. 연기대상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욕심이 없다. 이미 저에게 과분한 상을 많이 받았다. 2002년 MBC ’인어아가씨’ 와 2009년 SBS ’아내의유혹’ 을 통해 두 번의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일일드라마로 대상 수상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더라. ‘아내의 유혹’ 감독님이 ‘이제 KBS만 받으면 그랜드 슬램이다’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좋은 상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더이상 욕심이 없다. 거실에 트로피를 올려놨는데, 밥을 안 먹어도 이것만 보면 배가 부르다. 나이가 더 들면 들수록 더 뿌듯할 것 같다.”

▲연애와 결혼…신중히 하고 싶어

장서희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장서희는 긴장보다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데뷔 30년이 넘도록 열애설 한 번 없는 그녀. ‘일과 결혼한 거냐’는 농담에 답했다.

“남자친구가 있을 때도 있었다. 연예인을 만난 적은 없다. 일반인을 만나니 소문이 안 났나 보다. 같이 식당에 가도 ‘매니저인가보다. 친구인가보다’라고 보시는 거 같다. 오히려 같이 마스크랑 선글라스로 가리고 다니면 더 튄다. 저는 안 가리고 다니니 의심이 없다. 어릴 때부터 이쪽 일을 하다보니 배우에게 신비감이 없다. 제가 사회를 잘 모르는 데 남자라도 잘 알아야하지 않겠나. 결혼 압박은 없다. 부모님이 터치를 안 하신다. 제가 고생하다가 잘 된걸 알고 계시니 ‘그래 한풀이 해라. 신중히 가라’라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신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저를 배려하신다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하시는 거 같다.”

유쾌하고 사려깊다. 여유롭지만 겸손을 잃지 않는다. 장서희를 만난 뒤 든 생각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그녀의 미래가 더 궁금해졌다.

“차기작은 아직 정한 게 없다. 연기는 평생 하고 싶다. 고비를 한순간씩 넘길 때마다 연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는 걸 느낀다. 내가 이렇게까지 견뎠는데 참고 인내를 해왔는데 꽃을 피워보자 하는 마음이다. 어떻게 보면 내 만족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선 성공한 인생인 것 같다. 매 작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거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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