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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모비스맨’ 오종균 “다시 잡은 농구공… 간절함은 내 무기”

입력 : 2016-10-22 06:00:00 수정 : 2016-10-22 10: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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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간절함, 절실함… 제가 가진 무기죠.”

지난 18일 ‘2016 KBL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던 잠실학생체육관. 38명의 참가자가 프로 구단의 지명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모비스가 2라운드 10순위로 일본 후지대 슈팅가드 오종균(25·184㎝)의 이름을 불렀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지명을 당한 선수 본인조차도 놀란 순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종균은 이번 드래프트 일반인 참가자로 대학교 1학년 때 농구를 포기하고 군에 입대, 이후 일본을 거쳐 다시 KBL의 문을 두드린 선수다. ‘황금 드래프트’라 불릴 만큼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드래프트에서 오종균이 2라운더가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드래프트가 끝나고 스포츠월드와 만난 오종균은 “솔직히 기대치가 낮았어요. 운 좋으면 3라운드 후반에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는 했는데 정말 내 이름이 나왔을 때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고 얼떨떨한 기색이 역력하다.

오종균은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다. 소속된 학교마다 주전만 도맡아 했을 정도로 재능 역시 뛰어났다. 그러나 명지대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좌절’이란 기분을 느꼈다.

“팀 경쟁을 이기지 못했어요. 농구를 좋아했고, 뛰는 즐거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벤치 생활이) 더 힘들더라고요. 어린 마음에 그냥 농구를 관두겠다고 했습니다.”

도망치다시피 군에 입대한 오종균. 그러나 우연히 TV에서 틀어준 프로농구가 그의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동기였던 장재석(오리온)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농구를 다시 해야겠더라고요. 어릴 때 왜 쉽게 포기했지 후회가 들었습니다”라면서 “군 제대 후 명지대 재입학을 알아봤는데 방법이 없었습니다. 다른 길을 알아보던 중 지인이 일본 유학을 추천해줬습니다. 처음에는 일본까지 가야하나 싶었는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도전을 해보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외국에서의 생활. 역시나 쉽지는 않았다. 매일같이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일본어를 공부한 뒤 9시부터 학교 수업을 들었다. 오후에는 농구 훈련. 일본에 있는 기간 동안 예외없이 반복된 일상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 말도 안 통해 외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식 훈련에 적응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오종균은 농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을 자양분 삼아 눈물 젖은 빵을 삼켰다. 두 번의 포기는 없다는 마음으로 버티고 버텼다. 그 덕에 일본어 자격증은 물론, 대학 내내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는 효자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규칙된 생활이 반복되면서 몸도 좋아졌다.

그리고 졸업반인 올해, 황금 드래프트라 불리는 이번 드래프트에 과감히 지원해 결실을 맺었다. 주변에선 가능성이 낮다며 만류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어떤 경쟁이 오든 부딪혀보고 싶었다. 그의 절실함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KBL 최고의 명문 팀 중 하나인 모비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모비스 관계자는 “오종균의 슛 폼이 예쁘고, 절실함이 보였다”며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오종균은 “이번 드래프트가 제게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는데 기회를 준 모비스에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솔직히 아직 프로에서 뛸 만한 충분한 몸 상태는 아닙니다. 모비스의 훈련은 힘들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자신 있습니다. 힘들게 다시 잡은 기회니까요. 절실함 하나만을 믿고 프로에서 살아남겠습니다”라며 눈빛을 번뜩였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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