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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세상 비틀어보기] 신해철의 죽음을 놓고서도 ‘싸움질’하는 사람들

입력 : 2014-10-28 09:53:13 수정 : 2014-10-28 2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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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이렇게 쓰러질 줄은 몰랐다. 신해철을 무척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허무한 죽음이 아직 현실로 와 닿지 않는다.

27일 그가 뇌사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그의 매니저와 전화통화를 하며 ‘희망’을 이야기 했다. 그런데 그 시간, 신해철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고 있었다.

지금 SNS를 보면 모두가 신해철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마치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생전에 그가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노래”라고 꼽은 ‘민물장어의 꿈’은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사람들은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재즈 카페’ ‘인형의 기사’ 등 신해철의 히트곡을 찾아 들으며 그가 얼마나 위대한 뮤지션이었는지 칭송한다.

이런 모습에 순간 뭉클하면서도 ‘살아 있을 때 좀 생각해주지’라는 생각은 들더라. 얼마 전 정규 6집을 내놓은 신해철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그는 살이 찐 자신의 모습을 두고 “잭 블랙(할리우드 코미디 배우)처럼 보인다는 데 어쩌겠느냐”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해철은 “지금 46살인데 아직도 살을 빼라는 요구를 받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46살에 어울리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그의 사망의 이유로 ‘무리한 다이어트’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참 안타깝다. 한 병원의 의료사고 의혹이 ‘찌라시’처럼 퍼지는 것도 우려스럽다. 신해철과 절친했다는 이들이 SNS에 과격한 언어를 써가면서 대중의 분노를 부추기는 모습도 보기 좋지는 않다. 이는 일간베스트 같은 사이트에서 고인의 생전 정치성향을 문제 삼으며 비난 글을 올리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왜 우리는 신해철을 쉽게 보낼 수 없을까. 그만큼 그가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마음은 모두가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난스럽게 그의 죽음을 두고서도 ‘편 가르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확인돼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분노를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모습은 인터넷에서만 특히 치열해지는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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