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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이라니…

입력 : 2018-05-15 03:00:00 수정 : 2018-05-14 1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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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탄수화물 과다 섭취
환자 중 80% 비알코올성
과당·굶는 다이어트 금물
유산소운동으로 관리해야
[정희원 기자] 한국 성인 10명 중 3~4명은 지방간을 겪고 있다. 지방간은 간에 쌓인 지방이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까지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증상이다. 간세포 자체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괴된 것은 아니어서 개선할 수 있다.

김태헌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을 방치하면 10~20%는 염증이나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10%가 간경변증으로 이어지며, 간경변증이 10년 정도 지속되면 25%는 암으로 악화된다”며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간질환은 흔히 ‘술’이 문제로 여겨지나 꼭 그렇지 않다. 최근에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는데 어떻게 지방간이 생길 수 있나요?’라며 당황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대한간학회 조사결과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정도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소주 기준 남자 주 2병 미만, 여자 주 1병 미만으로 적게 마시는데도 지방간이 나타난 것을 말한다.

주요인은 과식·과도한 탄수화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군(상위 33%)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은 군(하위 33%)보다 남성은 약 1.7배, 여성은 약 3.8배 높았다. 생활습관병으로 익숙한 당뇨병·대사증후군·고지혈증, 복부비만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권소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에 대한 특정한 약물치료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체중감소 등 생활습관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질환치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지방간 정기검진을 시행하면 증상을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간 여부는 초음파검사나 자기공명영상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의 지방간은 흰 쌀밥 위주의 탄수화물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식사 총량에서 미국·유럽 등 서양인은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40~45%이지만, 한국인은 65%에 달한다.

채규희 365mc비만클리닉 노원점 대표원장은 “탄수화물 과다섭취는 지방간의 원인인 중성지방을 높인다”며 “일일 탄수화물 권장량인 300~400g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탄수화물을 하루 에너지 필요량의 50~60% 정도만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과당도 주의해야 한다.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된다. 지나친 과당이 간으로 유입되면 지방 성분으로 변환돼 쌓이는 만큼 당류 섭취는 하루 50g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식후 마시는 달달한 커피도 피한다. 쌀밥·국수 등 고탄수화물 식단에 액상과당이 가득 들어간 커피 한잔은 간 건강에 ‘최악’이다. 커피는 시럽을 뺀 아메리카노나 라떼 등으로 바꿔 주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채 원장은 지방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단백질 식단을 추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살코기·생선·콩 등 단백질은 중성지방을 간에서 빠져 나오도록 돕는다”며 “성인 기준 남성은 하루에 55~65g, 여성은 45~55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했다.

비만이라면 적극적인 체중감량에 나서야 하지만, 굶다시피 하는 등 체중을 단기간에 무리하게 줄이면 오히려 간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채 원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석 다이어트가 ‘정답’”이라며 “일시적인 몸무게 줄이기에 그치지 않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한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산소운동은 근육·간장에 축적된 글리코겐·중성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지방간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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