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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한국 희망 알린 빙상 ‘새 얼굴들’의 힘찬 역주

입력 : 2018-02-20 13:00:00 수정 : 2018-02-20 13: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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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정세영 기자] 4년 전 소치올림픽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한국 남자 빙속은 개인전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V세대’로 불린 국내 장거리와 단거리 대표 주자 이승훈과 모태범이 뜻밖에 부진하자, 아무도 그들을 대신하지 못했다. 팀 추월에서 이승훈의 분전으로 은메달을 건지면서 체면을 세웠지만, ‘에이스들’의 컨디션이 조금만 떨어져도 일순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은 한국 남자 빙속의 현주소였다.

4년 뒤 열린 평창올림픽은 그래서 중요했다. ‘07 학번’ 듀오 이승훈과 모태범이 여전히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지만, ‘젊은 피’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우려는 기우가 됐다. 차민규(25·동두천시청)와 김민석(19·평촌고), 두 ‘뉴 페이스’가 한국 빙속의 희망을 지폈다.

김민석은 지난 13일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500m는 단거리와 장거리의 경계선에 있는 종목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순발력을 갖춘 ‘스프린터’의 능력에 지구력과 순발력이 중요한 장거리 능력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 당연히 체구가 클수록 유리한 종목이다. 그동안 유럽과 미주 선수들에 올림픽 메달을 휩쓴 이유다.

그러나 김민석은 178㎝·몸무게 73㎏의 작은 체구를 타고난 순발력에 강한 지구력으로 극복했다. 김민석의 나이는 이제 겨우 19세다.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빙상계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을 넘어 그 이후에도 한국 중·장거리를 이끌 스타”라고 기대하고 있다.

19일에는 단거리 500m에서 깜짝 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차민규는 이날 500m 결승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을 따낸 호바르 로렌첸(34초41·노르웨이)에 불과 0.01로 뒤진 2위였다.

차민규는 늦게 꽃을 피운 케이스다. 4년 전, 소치올림픽 선발전을 앞두고 오른발목 인대를 심하게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재기가 힘들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나섰고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답게 부드럽고 탄력 있는 코너링은 차민규의 큰 장점이다. 스타트가 다소 약하지만 주행 능력은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증명됐다. 25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향후 5년간 세계 정상권을 유지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뛰어난 주행 경쟁력에 악바리 근성까지 갖춘 두 선수의 등장으로 한국 빙상은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린 김민석과 차민규가 한국을 넘어,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를 이끌어 갈 기둥으로 거듭나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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