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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업계 콘텐츠 전쟁 시작! 이통사냐 포털이냐?

입력 : 2018-02-18 18:31:39 수정 : 2018-02-18 18: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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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멜론 매각한 SKT, 엔터3사와 손잡고 재진출
콘텐츠 자체 생산 가능 포털과 속도 차 좁힐지 ‘주목’
[한준호 기자]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 콘텐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동영상과 음악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엑소,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기도 했다. 4개사는 연내 음악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누가 먼저 콘텐츠를 선점하느냐가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ICT업계 미래 수익 원천은 콘텐츠

근래 이 같은 흐름은 ICT 업계에서 콘텐츠 관련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데에 기인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만 놓고 봐도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2017년에 본래의 이동전화보다 유료 콘텐츠나 미디어 사업에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특히 하반기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조정으로 인해 4분기부터 이동전화 수익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는 올해도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IPTV 등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나 콘텐츠 수익 부분에서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전년(2016년)보다 3.6% 증가한 3조50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KT도 IPTV 가입자 확대와 지니뮤직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만 2조23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16.3%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 역시 2017년 IPTV 사업에서 2016년보다 21.8% 불어난 746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통사들의 경쟁 상대인 포털도 콘텐츠 덕을 보고 있다.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실적을 살펴보면, 콘텐츠 분야는 2017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연간 매출은 40%나 성장했다. 특히 게임과 음악 콘텐츠가 주요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 네이버도 콘텐츠 서비스 부문에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7%, 전분기보다는 1.0% 늘어났다. 올해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에 600억 원을 추가 출자했으며, 동영상과 음원 스트리밍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북미 법인 ‘웨이브’에도 534억 원을 별도 출자하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도 국경없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신규 플랫폼 및 시장 획득을 위해 기술,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VS 포털, 최종 콘텐츠 승자는?

콘텐츠 분야에서 만큼은 이동통신사와 포털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포털이 확실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포털은 이미 일찌감치 방송사, 가요기획사, 영화사 등과 손 잡고 각종 콘텐츠 유통에 나선 상태다.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자회사도 다수 갖춰놨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음원 유통 플랫폼인 멜론과 콘텐츠 제작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당초 멜론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출발했다. 그런데 지금 SK텔레콤은 카카오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3년 공정거래법 때문에 SK텔레콤은 멜론을 포함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전량 사들이거나 모두 팔아야 했는데, 처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뼈아픈 실수였다. 뒤늦게 음원 콘텐츠가 중요한 상황이 오면서 SK텔레콤이 내민 카드가 이번 가요기획사 3사와의 협업이다. 음원유통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강력한 콘텐츠를 지니고 있는 가요기획사들이라 할 지라도 SK텔레콤으로서는 멜론이 있을 때 만큼 위력을 보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회의감을 표시했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있다. 바로 삼성이다. 1990년대 삼성영상사업단은 영화와 음악 제작사였다. 하지만 삼성도 IMF사태 이후 경영이 악화되자 이를 모두 처분해버렸다. 만약 삼성영상사업단이 계속 유지됐다면 현재 국내 대중문화계는 지금과 전혀 다른 판세였을 것이고 삼성도 그 덕을 봤을 수도 있다. 당시 삼성영상사업단에 몸 담았던 한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은 꾸준히 유지하고 투자해야 하나, 당장의 수익은 나지 않는 속성이 있는데 삼성은 처분해 버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 삼성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삼성은 몇 년 전 삼성뮤직, 밀크뮤직 등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이용자들을 위한 음악 콘텐츠 유통사업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포털과의 경쟁에서 승패는 콘텐츠 분야에서 결정날 개연성이 크다. 이동통신사들이 오랫동안 이 분야에 투자해온 포털을 이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포털과의 경쟁에서 콘텐츠 분야는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인정하고 포털과 손을 잡는 것이 더 나은 경영 판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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