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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179.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

입력 : 2018-02-11 18:52:29 수정 : 2018-02-11 18: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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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의 믿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과 다른 하나는 확실하고 모두 이치에 맞게 증명 가능한 합리적 사실만 믿는 사람들이다. 즉 과학적이라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것은 두 가지 요소를 그때그때에 맞춰 어느 쪽인가에 비중을 기울여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때로는 보이는 사실을 믿는 것보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종교를 떠나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는 큰 힘이 되고 결과도 달라진다. 구명시식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영혼의 세계는 보이지 않으니 영혼을 믿는다는 것은 보이는 것을 믿는 것 이상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구명시식에 참관하는 많은 분들은 영가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때문에 나는 영가의 존재를 교문(敎文)을 통해 확인시켜줄 수밖에 없다. 가족 구성원이 아니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일들을 교문을 통해 직접 보여주며 영가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확인이 되는 순간 영가와 쌓였던 한들이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그래서 구명시식은 긴 시간동안 진행된다. 그것은 가족과 영가와의 또 다른 세상에서의 해후를 위한 정점을 향해 달리는 것과 같다. 아무리 시간이 길어도 아무도 길다고 느끼지 못한다.

간혹 신청만 하고 참석하지 않는 분도 있다. 부산에서 건물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는 A씨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녀는 구명시식을 청하고는 서울까지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유인 즉 구명시식에 직접 참관해 영가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보다 나에 대한 믿음이 앞선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바람이 나를 통해 영가에게 전달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과 백부장과의 일화가 떠올랐다. 얘기 속에 등장하는 백부장은 가버나움 주둔 지역 사령관으로 권세와 명예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그쯤 되면 하인 부리기를 도구 취급할 법도 한데 그는 아랫사람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수님이 나병환자를 낫게 했다는 소문을 듣고 백부장은 예수님의 발밑에 엎드려 말한다. “예수님, 지금 제 하인이 중풍으로 괴로워하나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내가 직접 가서 고쳐주리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은 백부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제 집에 오시는 것은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그저 낫겠다는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러면 제 하인이 분명 나을 것입니다.” 백부장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하인은 예수님의 말씀으로 병이 다 나았다.

지난 번 컬럼처럼 동참하는 게 당연하다는 일본 천태종 대승정이 있는가하면 이번처럼 마음을 전해달라는 구명시식이 있다. 사람에 따라 참석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그녀에게 구명시식을 마치고 전화를 했다. “이유는 묻지 마시고 남편이 상갓집에 가지 않도록 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느닷없는 전화였지만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지인이 돌아가셨다며 장례식장에 함께 갈 일행이 자동차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그녀는 순간 “가면 안돼요!” 하고 소리 질렀다. 한사코 말리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장례식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 후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자동차는 트럭을 피하다가 전복돼 두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나는 단지 영가의 말을 전했을 뿐인데, 만약 남편이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어찌됐을까.

그동안 불가시의라고 여겼던 미스터리의 실체가 점점 명확하게 밝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세계는 믿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설명할 수가 없다. 알아서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서 알아가는 것이 영혼의 세계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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