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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강아정, 오늘은 활짝 웃었다

입력 : 2018-02-03 19:50:13 수정 : 2018-02-03 2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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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강아정의 손끝에서 공이 떠난 순간, 전광판 시계는 연장전 종료 0.4초를 남겨두고 있었다. 엉거주춤 급하게 쏜 슛이었지만, 강아정의 부드러운 스냅에 걸린 공은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그대로 통과했다. 승부를 뒤집은 역전 버저비터 골이었다.

KB국민은행이 4연승을 내달렸다. KB국민은행은 3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치른 KEB하나은행과의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3-91(17-19 25-25 17-23 22-14 <12-10>)로 승리했다. 4연승을 내달린 KB국민은행은 20승7패를 기록, 2위를 유지하면서 선두 우리은행(22승4패)과의 격차를 2.5경기 차로 좁혔다.

KB국민은행에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연승을 이어가야 시즌 막판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안덕수 KB국민은행 감독은 “플레이오프 일정을 살펴봤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야 유리하다”며 역전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안 감독의 생각대로 경기를 풀리지 않았다. 리그 최하위 KEB하나은행에 오히려 끌려갔다. 경기력보다는 실책이 문제였다. 이날 KEB하나은행은 총 7개의 턴오버를 저지른 반면, KB국민은행은 무려 17개를 기록했다. 추겨 순간마다 실책이 쏟아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턴오버 숫자만 두고 본다면 패했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지만, 이를 가로막은 자가 있었다. 바로 강아정이다. 강아정은 이날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버저비터를 터트린 순간을 제외하면 9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2개만 성공했다. 2점슛 역시 시도조차 힘들었다. 1개를 시도했지만, 림을 통과한 공은 없었다.

하지만 강아정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 줄 ‘아는 언니’였다. 강아정은 본인이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득점 기회를 만들어 주는 역할에 집중했다. 많이 움직이면서, 적재적소에 패스를 꽂았다. 강아정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7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터트렸다. KB국민은행은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강아정이 3점포를 꽂으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날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친 KEB하나은행의 기세를 막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KEB하나은행 외국인 선수 해리슨이 골밑슛에 이른 추가 자유투로 전세를 뒤집었다. 90-91로 뒤진 KB국민은행에 남은 시간은 9초.

가드 심성영이 재빨리 상대 코트로 넘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상대 타이트한 수비에 막혀 돌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때 패스를 받은 강아정은 3점슛 라인에서 약 1m 떨어진 지점에서 슛을 던졌다. 몸의 균형은 무너졌지만, 손목은 끝까지 바른 자세를 유지했다. 올곧게 림으로 향한 공은 그대로 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KDB생명전을 마치고 “언니로서 팀을 이끌지 못해 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굵은 눈물을 흘렸던 강아정은 이날 가장 중요한 시점에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팀의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강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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