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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리포트] ‘유리정원’ 신수원 감독이 ‘4대강’ ‘녹조’를 넣은 이유

입력 : 2017-10-15 13:48:52 수정 : 2017-10-15 13: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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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최정아 기자] 영화 ‘유리정원’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정면으로 비판해 눈길을 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리정원’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과 슬픈 비밀을 그린 영화.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다.

기자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영화에는 ‘4대강 사업’이라는 정확한 워딩과 함께 이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지연(문근영)의 유리정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물이 썩은 습지를 지나야한다. 인상이 찌푸려지는 역한 냄새가 나는 곳이다. 재연은 “고기도 잡곤 했었다”며 깨끗했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영화는 녹조가 낀 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수원 감독은 기자들과 만나 “4대강이 메인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강의 흐름을 막고 자본에 의해서 자연이 훼손되는 것들이 이 영화의 맥락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이어 “실제로 내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모든 생명의 근원을 만든 엽록체 세포라는 것이 결국은 과잉이 되면 녹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게 결국은 자연을 훼손한다. 물고기를 죽이고 강을 마르게 한다”며 “취재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과학도에게 들으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내가 하는 이야기와 재연이 연구하는 게 일맥상통한다고 해 소재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다이빙벨 사태’로 불거진 부산영화제 파행 국면과 올해까지 이어진 한국영화감독 조합의 영화제 보이콧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참고로 ‘유리정원’은 박근혜 정부가 집권하던 지난 해 여름 촬영된 작품이다.

신 감독은 “지난 정권에 블랙리스트로 문화 예술인을 분류한 행위가 있었다. 비상식적 행위”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표현의 자유는 막으면 안 된다. ‘과거 정권에서 이 영화를 틀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잠깐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운좋게 피해갔다”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더불어 “BIFF는 새로운 얼굴, 영화인을 발굴하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유리정원’은 저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다. 배우, 스태프, 투자자들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BIFF가 계속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 정치적인 외압은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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