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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08 10:16:13, 수정 2017-10-09 15:49:03

[최정아의 연예It수다] '안 미운 새끼' 이상민 십 개월 체험 리포트

  •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한동안 이상민은 ‘미운 새끼‘였다.

    30대의 이상민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야 이 사기꾼 같은 놈아’ 혹은 ‘인간보다 못한 XX야’다.

    계열사를 포함해 6개의 회사를 거느린 그가 벌었던 수익을 합치면 지금 JYP 엔터테인먼트 건물을 6채 정도 살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없었다. 밑도 끝도 없이 바닥을 향해 뚝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막을 브레이크는 없었다.

    모두가 그를 비난했다. 연예인이 왜 사업에 손을 대냐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고, 소위 ‘잘 나가던’ 그를 시기, 질투하던 이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뒤로 웃었다.

    빚은 69억 8000만 원. 방송까지 끊긴 그에겐 천문학적인 숫자다. 물론 방송 수입이 있어도 마찬가지지만. 남이 들어도 이 어마어마한 숫자에 온몸이 짓눌리는 기분인데 본인은 오죽했을까.

    그러다 만난 Mnet ‘음악의 신’은 그를 ‘재기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1등 공신이다. 2012년 ‘음악의 신’을 시작으로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에 얼굴을 내비쳤다.

    기자가 이상민을 만난 것은 그로부터 3년 뒤인 2015년 초다. TV조선 ‘궁금한 이야기 : 호박씨’(이하 호박씨)에 출연을 한 인연으로 2016년 초까지 약 십 개월 동안 이주에 하루, 한 달에 두 번은 이상민을 만났다.

    이상민은 게스트로 왔다 고정 패널이 된 케이스다. 많은 연예인이 ‘호박씨’를 거쳤다. 보통의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고정으로 왔다 개편 등의 이유로 출연진 교체가 되는 경우는 흔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상민은 이 어려운 걸 해냈다. 2번 녹화에 임하고 2주 후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호박씨’는 스타들의 알려지지 않은 미담이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상민은 프로그램의 성격에 딱 맞았다.

    그는 90년대를 호령한 최고의 인기 그룹 룰라의 리더이기도 했고 샵, 샤크라 등의 그룹을 제작한 스타 프로듀서였다. 이상민이 모르는 연예인은 있어도 이상민을 모르는 연예인은 없었다. 돌아보면 모든 90년대 연예계 인맥의 중심엔 늘 그가 서있다. 가수들은 물론이고 연기자들까지 한 다리만 건너면 알 수 있는 분위기였다.

    자연히 ‘호박씨’에서도 어떤 톱스타가 그 회차의 주인공이 되어도 이상민의 지인이거나 이상민의 지인의 지인이었다. 어느 방송에서도 들은 적 없던, 들을 수 없었던 에피소드들이 그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방송 후 이슈가 되는 비하인드 스토리의 절반 이상은 이상민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이었다. 현재 이상민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대체불가능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부지런했다. 모든 출연자가 그랬지만 이상민은 지각 한 번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근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코디네이터가 없이 활동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그. 정말 옷은 스스로 챙겨 다녔다. 1부 녹화와 2부 녹화 옷을 준비해 오거나 방송국 측에서 준비해주는 옷을 입기도 했다.

    분장도 방송국 분장실에서 받았다. 가수나 연기자들은 일반적으로 샵이라 부르는 청담동 미용실에서 각자 얼굴의 장단점에 맞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상민은 그냥 방송국에 빨리 왔다. 빨리 와서 분장을 받고 대본을 숙지했다. 까탈스런 요구사항도 없었다. ‘오늘은 앞머리를 좀 올려볼까요?’ ‘네’ 이거나, ‘오늘은 앞머리를 좀 내려볼까요?’ ‘네, 좋습니다’ 대충 이런 대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팬들의 사랑도 아이돌 팬들의 화력 못지 않다. 가요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돌 가수나 톱스타들에게 주로 전달되는 ‘스타 도시락’도 이상민에게 선물로 촬영장에 배달됐다. 덕분에 출연진들도 몇 번이나 고퀄리티의 도시락을 맛봤다. ‘도시락 잘 먹었다고, 아이돌 부럽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건네면 ‘우리 팬들 고맙다’며 은근히 팬자랑을 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공황장애 치료 전에 알콜중독을 치료했다”고 최근 방송서 밝힌 그의 말처럼 회식 때도 웬만해선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대신 술을 마시지 않는 자신 때문에 분위기가 깨질까 사람들 말을 더 열심히 듣고 더 열심히 대답했다. MC였던 김구라에게는 “형님 덕분에 공황장애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고, 고마움을 표할 땐 ‘기자 동생’이라며 살가운 메시지를 보내는 인간미를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복용중인 건강보조제 포함 약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자 역시 ‘상민 오빠가 먹으면 이건 사야해’라며 따라서 산 건강보조제가 저기 저 찬장 어딘가에 있다. 따라가고 싶게 만드는 마력. 이상민이 CF 블루칩으로 거듭난 이유가 이런 것에 있지 않을까 하며 기자의 스튜핏한 소비의 이유를 찾아본다.

    10월 예능 방송인 브랜드 평판 조사 결과에서 이상민은 또 다시 1위(긍정비율 62.11%)를 차지했다. 실패와 좌절에도 결코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상민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겼다. 꿋꿋히 견딘 하루하루가 쌓여 스스로에게 예능 꽃길을 열어준 셈. 이젠 ‘안 미운 새끼’가 된 이상민에게 오랜만에 한 마디 건네고 싶다. “덕분에 TV보는 재미가 납니다. 늘 건승하세요.”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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