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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여전히 압도적인 송강호, 신파 없어 고마운 '택시운전사'

입력 : 2017-07-31 11:37:39 수정 : 2017-07-31 13: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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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친숙한 소재일수록 영화로 만들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더더욱 그렇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영화화 되면 누군가는 팔짱을 끼고 ‘얼마나 잘했나 보자’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고, 누군가는 ‘얼마나 시대 모습을 잘 표현했나’라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낸다. 하나의 사건으로 모두의 취향에 꼭 들어맞는 영화를 만들기란 그만큼 어렵다.

‘택시운전사’는 택시운전사 만섭의 눈으로 본 1980년 5월의 광주를 그린다. 만섭(송강호)는 외국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 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을 태우고 영문도 모른 채 길을 나선다. 어떻게든 택시비를 받아야하는 만섭의 기지로 살벌한 검문을 뚫고 겨우 들어선 광주. 위험하니 서울로 돌아가자는 만섭의 만류에도 피터는 대학생 재식(류준열)과 황기사(유해진)의 도움 속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점점 상황은 심각해지고 만섭은 집에 혼자 있을 딸 생각에 초조해진다.

예상과 달리 ‘택시운전사’는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의 입맛에 맞는 영화다. 강제된 눈물을 호소하는 신파적 요소가 쏙 빠져 이 영화의 장점이자 미덕이 됐다. 그간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으로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장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눈물을 ‘짜내기’ 위한 장치를 과감히 뺐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만섭과 피터의 눈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관객 역시 마치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들과 함께 있는 듯한 현장감을 준다. 특히 영화는 만섭이라는 평범한 가장의 마음 속 격랑을 따라가며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용기와 선택이 모여 이뤄진다는 사실을 말한다.

극에 등장하는 그 시대 유행가도 80년대로 빨려들어가는 타임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수 조용필의 경쾌한 ‘단발머리’ 첫 소절이 흘러나오면 관객은 자연스럽게 만석의 택시에 동승하게 된다. 내적갈등 끝에 광주로 유턴하는 송강호의 압도적 명품연기를 더욱 빛나게 해준 것은 그가 흥얼거린 혜은이의 ‘제3한강교’다. 인물의 정서와 극의 분위기를 200% 살리며 극의 몰입을 돕는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택시 추격신은 허구다. 후반부까지 끌고온 영화의 결과 다르긴 하지만 상업영화로서 대중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스퀀스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화운동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택시운전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덕분일까. 택시 추격신은 시사회에 참석한 일반 관객의 만족도가 높게 나온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2일 개봉.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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